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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스페인 산티아고 프랑스길 순례기 (준비, 루트, 후기)

by blog1859 202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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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항산지웅입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단순한 도보여행을 넘어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주는 깊이 있는 여정입니다. 그중에서도 프랑스길(Camino Francés)은 가장 전통적이고 아름다운 코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프랑스의 작은 마을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시작해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까지 이어지는 약 800km의 길은 수많은 순례자들의 삶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철저한 준비법, 프랑스길의 주요 루트 정보,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후기까지 순례를 계획하는 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산티아고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 장비와 마음가짐


산티아고 프랑스길을 제대로 걷기 위해서는 장비 준비와 심리적 준비, 두 가지 모두가 필수입니다. 첫째, 가장 중요한 장비는 등산화입니다. 하루 평균 20~30km를 걷게 되므로 발에 맞고, 바닥이 튼튼한 하이킹화나 등산화를 선택해야 하며, 출국 전 최소 2주 이상 길들이기를 해두어야 합니다. 양말은 발바닥에 마찰이 덜 생기도록 기능성 중목 양말을 여유 있게 준비하고, 발바닥에 물집 방지용 패드나 풋크림도 필수입니다.

 

배낭은 30~40L, 경량 자켓, 우비, 슬리핑 백, 손전등, 세면도구, 충전기, 여권, 순례자 여권(Credencial), 보조 배터리, 약품 등이 포함됩니다. 특히 순례자 여권은 필수로, 순례 중 숙소와 카페에서 도장을 찍어야 마지막에 인증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준비는 장비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심리적으로도 “혼자 걷는 시간”, “고독”, “불편함”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숙소 환경은 매우 단순하며, 공동욕실과 다인실에서 자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혹 코 고는 소리, 새벽 출발자들의 소음 등으로 인해 수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귀마개, 안대, 그리고 열린 마음은 여행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또한 체력적인 준비도 중요합니다. 여행을 떠나기 최소 한 달 전부터는 매일 1~2시간 이상 걷는 연습을 시작해보세요. 실제 걷는 시간, 체력 소모량, 신발 착용감 등을 미리 경험해 보면 실제 순례길에서 훨씬 여유롭게 걷게 됩니다.

 

 

루트: 프랑스길의 주요 경로


프랑스길(Camino Francés)은 생장피에드포르(Saint-Jean-Pied-de-Port)라는 프랑스 국경 마을에서 시작해, 스페인을 가로질러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에 도착하는 800km의 긴 여정입니다. 처음 이 길을 시작하는 사람은 피레네 산맥을 넘어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로 향하게 되며, 이는 순례길 중 가장 난이도가 높은 구간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주요 도시로는 팜플로나(Pamplona), 로그로뇨(Logroño), 부르고스(Burgos), 레온(León), 사리아(Sarria) 등이 있습니다. 각 도시는 고유의 역사와 문화, 건축물을 자랑하며, 걷는 내내 다양한 풍경과 만남이 이어집니다. 부르고스에서는 고딕 양식의 대성당을 감상할 수 있고, 레온에서는 순례자를 위한 무료 알베르게와 함께 현지 시장의 활기찬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순례길은 단조롭지 않습니다. 고지대, 평지, 시골길, 포장도로, 숲길 등 다양한 지형이 이어지며, 특히 ‘메세타(Meseta)’라 불리는 스페인 중앙 평원 지역은 일주일 이상 거의 나무 그늘 하나 없는 황량한 벌판을 걷는 구간으로, 심리적인 고비를 주는 곳입니다. 반면 갈리시아 지역에 접어들면 숲이 많고 공기가 맑아 다시 활력을 얻는 순례자들이 많습니다.

 

숙소는 순례자 전용 공공 알베르게, 사설 알베르게, 호스텔, 호텔 등 다양하게 있으며, 대부분 하루에 5~15유로 선으로 저렴합니다.

 

성수기에는 예약이 어렵고 선착순 운영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빠른 출발이 유리합니다. 루트를 정할 때는 본인의 체력과 일정에 맞게 나만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 도시를 하루 더 머물며 쉬어갈 수도 있고, 중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이 순례길은 경쟁이 아니라, 자신만의 페이스로 완주하는 여정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후기: 나를 다시 찾은 시간


프랑스길을 완주한 이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왜 진작 오지 않았을까”였습니다. 이 길에서 마주한 수많은 풍경, 사람, 침묵은 그 어떤 여행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깊이를 선사했습니다. 특히 매일 아침 해가 뜨기 전 출발해, 뿌연 안개 속 시골길을 혼자 걷던 시간은 나와 대화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단순히 육체적인 도전이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자신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길 위에서의 인연은 특별합니다. 같은 알베르게에 머물며 만난 일본인 여성과는 몇 날 며칠을 같은 속도로 걷게 되었고, 매일 밤 서로의 하루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교감하고, 서로의 발을 걱정해주는 관계는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느껴졌습니다. 순례자들은 국적, 나이, 직업을 떠나 모두 ‘동료’가 됩니다.

 

순례 중에는 불편함도 많았습니다. 추운 날씨, 물집과 무릎 통증, 샤워실이 부족한 숙소 등은 몸을 지치게 했지만, 그런 불편함마저도 시간이 지나면 가장 그리운 추억이 됩니다. 저녁마다 알베르게 식당에서 나누는 순례자 식사, 와인을 나눠 마시며 다 함께 노래를 부르던 밤, 해 질 녘 조용한 성당에서의 기도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순간들입니다.

 

산티아고 대성당에 도착해 순례 인증서를 받고, 커다란 성당 앞 광장에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이 여정은 나 자신을 온전히 믿고 걷는 연습이었으며, 때론 넘어지고 주저앉았지만 다시 일어나는 훈련이기도 했습니다. 프랑스길을 걸으며 “살아있음”을 매 순간 느꼈고, 길 위에서 배운 겸손과 감사는 지금의 일상에서도 계속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결론

 

산티아고 프랑스길은 육체적인 도전 이상의 의미를 지닌 여정입니다.

철저한 준비와 꾸준한 걷기, 열린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지 이 길을 완주할 수 있습니다.

낯선 길 위에서 만나는 나 자신과의 대화,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매일의 작은 성취는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듭니다.
이 글이 프랑스길을 고민하고 있는 여러분께

작은 용기와 실질적인 가이드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 길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첫 발걸음을 내딛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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